스토리

우주인 건강식 스피룰리나, 제약회사가 원하는 이유?


 

우주인의 건강식품으로 잘 알려진 스피룰리나가 세포 배양에 쓰이는 소 태아 혈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상용화되면 환경문제나 생명윤리 논란 없이 바이오의약품과 인공고기인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강도형 책임연구원이 해양미세조류인 스피룰리나에서 추출한 소재가 소 태아 혈청을 대체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동물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청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호르몬이 있어 세포 배양에 널리 사용된다. 바이오 의약품을 만드는 세포나 배양육도 소 태아 혈청으로 키운다. 하지만 소를 도축하고 태아를 꺼내 혈청을 추출하는 과정이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되는 문제도 있다.

 


 

해양과기원 연구진은 바다에 사는 스피룰리나에 주목했다. 이 식물성 플랑크톤은 철분이 시금치의 50배, 단백질은 달걀의 5배나 함유하고 있어 이전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애용됐다.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을 억제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우주인 식품으로도 사용했다.

 

연구진은 스피룰리나 세포에서 추출한 물질로 세포를 배양했다. 실험 결과 세포성장률, 성장속도 등이 안정적이어서 소 태아 혈청을 최대 90%까지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피룰리나 세포 추출물은 소 태아 혈청에 비해 아미노산과 무기질 함유량이 더 많다“며 “동물 혈청에서 발견될 수 있는 오염 성분이나 독성 미생물도 없다”고 밝혔다.

 

강도형 책임연구원은 “스피룰리나에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왔지만, 원료의 대량생산과 2, 3차 상위 산업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소 태아 혈청 대체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는 효능 최적화를 위한 대량 생산과 표준화 연구 등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양과기원은 이번 기술을 소 줄기세포로 배양육을 만드는 국내 업체인 씨위드에 이전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박사 과정 연구원들이 세운 씨위드는 배양육을 키우는 배양액과 지지체를 해조류로 만들었다. 앞서 씨위드는 올 상반기에 배양육의 시식회를 열고, 2022년까지는 첫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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