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뇌의 암세포에 항암제 전달하는 생체로봇 개발


 

공상과학(SF) 영화처럼 뇌의 암세포에 정확하게 치료 약물을 전달하는 생체 로봇이 개발됐다. 동물실험에서 입증된 효능이 사람에게서 재현되면 난치성 뇌종양을 치료할 획기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 하얼빈 공대의 지광 우 교수 연구진은 24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혈관을 통과하는 마이크로 로봇으로 생쥐의 뇌종양 부위에 항암제를 전달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뇌에는 이물질의 침입을 막는 혈뇌장벽(血腦障壁)이 있다. 산소나 영양분은 혈관에서 뇌로 가지만, 그보다 큰 물질은 혈관을 둘러싼 내피세포라는 장벽에 막혀 뇌로 가지 못한다. 뇌종양 치료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의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체 로봇은 혈뇌장벽을 자유자재로 통과하고 암세포 특유의 화학물질까지 감지하는 백혈구에 치료 입자를 결합한 형태다. 치료 입자는 자석에 반응하는 산화철 입자와 시판 중인 항암제를 젤라틴에 섞어 만들었다. 그 표면을 대장균의 세포막으로 덮었다. 백혈구는 치료 입자를 병원균으로 인지해 삼켜버린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백혈구 로봇을 생쥐의 뇌혈관에 주사했다. 생쥐 몸 밖에서 자석을 회전시키면 철 입자가 반응해 백혈구가 굴러 이동했다. 백혈구는 암세포 근처에 가면 혈관을 뚫고 나와 뇌에 직접 항암제를 전달했다. 백혈구 로봇을 주입한 뇌종양 생쥐는 생존 기간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는 같은 저널에 실린 논평 논문에서 “다양한 세포가 약물 전달용 마이크로 로봇으로 개발됐지만 뇌 장벽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며 “다만 인체에 적용하려면 생체 로봇의 이동 거리를 더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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